저물어가는 오늘의 태양을 배웅하며- 관악산 일몰 산행
에세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다짐하며
#관악산#일몰산행#일상이여행#오늘보다더나은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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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물어가는 오늘의 태양을 배웅하며, 더 나은 내일을 그리다.

새벽의 단잠을 포기해야만 허락되는 일출 산행은 조금 부담스럽고,
캄캄한 밤을 헤치고 올라야 하는 야간 산행도 그 어둠에 대한 두려움을 감내해야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몰 산행은 조금은 부담이 적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각각 장단점이 있겠지만 이렇게 견주어 말하는 것은, 산에서 일몰을 감상하는 것도
한 번쯤 시도해볼 가치가 있음을 설득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일몰 후에는 해가 떨어졌으니 하산할 때는 야간 산행이 되니 말의 앞뒤가 안 맞게 되네요. 😊

• 사당역 4번 출구 - 관음사 - 관음사 국기대 - 전망대 - 선유천 국기대 - 원점회귀 (약 5.5km)

그날의 일몰시간을 확인하고, 그 시간으로부터 약 2시간 - 1시간 30분 정도의 여유를 갖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사당역 4번 출구로 나와 약 150m 정도 걷다가 로데오 김밥을 끼고 우회전해서 약 1km 정도 더 걷다 보면,
관음사 입구가 나오는데 이후부터는 이정표를 따라서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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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타면 기본요금이 있듯이, 백두산이든 설악산이든 동네 뒷산이든, 산도 기본 ‘힘듦’이 있죠.

높고 낮음의 차이가 별로 없는 둘레길 걷기가 아닌 이상, 하나도 힘들지 않은 산은 없어요.
역시 한동안 오르다 보면 숨이 턱까지 차오릅니다.
잠깐씩 멈추어 마른 목도 축여 주고 숨도 고르면서 쉬엄쉬엄 오릅니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자 오르는 산행이니, 조급해 할 필요도 없습니다.

잠시 올라온 길을 뒤돌아보면 언제나 그 자리를 지켜왔던 풍경이 차오른 숨을 트이게 도와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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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와 가까이의 산등성이가 겹겹이 만들어내는 산 그리메는
언제 봐도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햇빛이 비쳐주는 쪽은 아직도 푸르고, 역광의 반대쪽은 또 그 나름대로의 멋을 보여줍니다.
수시로 줄지어 김포공항을 향하는 비행기도 찰나의 풍경 속 작은 일부가 되어 눈을 즐겁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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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어둑어둑해졌고, 하늘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습니다.

바람에 제멋대로 춤추는 태극기가 보이고,
늘 그렇듯 이곳의 터줏대감 까막 새도 보입니다.

특별히 애국활동을 한 것도 아닌데,
왜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면 가슴속 뭔가가 차오르는지
참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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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과 태양도 하늘에서의 일과를 마쳤다는 듯 서로 뒤엉켜서 작품을 만들어 내고,
그 모습은 찬란하고도 황홀하게 다가옵니다.

붉거나 주황빛이거나 회색빛이거나, 이것이 꼭 맞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틀린 것도 아니지만...
짤막한 몇 음절의 단어로 표현하기 충분치 않음에 그저 아쉬울 뿐입니다.
도심 가까이 이렇게 일몰을 즐길 수 있는 산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 참 감사한 일이죠.

그렇게 다채로운 빛을 뿜어내는,
어쨌든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면서 문득 나의 오늘 24시간이 어땠는지 찬찬히 되짚어봅니다.
정말 치열하게 하루를 보냈다면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
허송으로 보낸 것만 같아 아쉽다면 그 마음 자체가 이미 반성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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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조금 더 생산적인 하루를 보낼 것임을 다짐하면 그만입니다.

오늘 하루 어찌 버텨냈는지 알아주는 이 아무도 없을지언정
저 태양만큼은
나의 오늘을 온전히 지켜봐 주었을 테니
고맙다 인사하며 그렇게 배웅해 줍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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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 일몰 산행 시, 해가 진 후 바로 야간산행 (하산) 이 되는 것이니 길을 밝힐 수 있는 랜턴은 필히 지참해야 합니다.

글쓴이

 

프로는 아니고 아마추어 등산객

이창희 @ch.lee.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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